내 안의 등불은 정말 나의 것일까

지혜와 쉼 · 별전 2

— 나는 어디까지 ‘나의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내 생각이라고 믿는 것들

나는 자신의 등불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대신 내려준 답이 아니라, 마지막에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질문을 하나 받았다. “그 등불이 정말 당신 자신의 것이라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처음에는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데 왜 내 생각이 아닐까. 하지만 가만히 돌아보면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부모에게 배운 것, 학교에서 배운 것, 친구들과 어울리며 알게 된 것, TV와 인터넷에서 반복해서 본 것, 사회가 정상이라고 부르는 것. 어른이라면 이래야 한다고 들었던 기준과 성공과 실패를 바라보는 시선까지 수십 년 동안 내 안에 들어온다.

어느 순간부터 그것들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나의 생각’처럼 들린다. 그래서 나는 다시 생각했다. 내 안의 등불도 흐려질 수 있겠구나.

혼자 보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처음에는 명상이나 사경을 떠올렸다. 경전을 읽고, 조용히 앉아 자신을 바라보고, 스님의 법문을 듣고, 내가 어떤 마음으로 판단하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한가 하는 질문이 다시 생겼다. 혼자 아무리 깊이 생각해도 결국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의 범위 안에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나는 ‘역지사지’를 떠올렸다. 다른 사람의 자리로 가보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그 사람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질문은 해볼 수 있다.

내가 그 사람이라면 어떨까.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어떨까. 내가 가진 교육이나 경제적 조건이 전혀 달랐다면 지금과 같은 판단을 했을까. 내가 지금 비난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내가 모르는 사정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다고 모든 행동을 이해해 주자는 것은 아니다. 잘못은 잘못이다. 하지만 판단하기 전에 충분히 바라보자는 것이다.

따뜻한 카페에서 홀로 앉아 맞은편 빈 의자를 바라보는 사람의 모습

우리 시대의 마녀사냥

마녀사냥 이야기가 나왔다. 지금 우리는 과거 유럽에서 많은 사람들이 마녀라는 이유로 박해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후대에서 보면 황당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당시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자신들이 정의로운 일을 하고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이 생긴다. 지금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다고 믿고 있는 것 가운데 미래의 사람들이 보기에 마녀사냥처럼 보이는 것은 없을까.

나는 인종, 장애, 지역, 소수자에 대한 차별 같은 것들을 떠올렸다. 과거의 사람만 편견 속에 살았던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도 우리 시대의 편견 속에 살고 있다.

문제는 그 안에 있을 때는 그것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등불을 믿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사람의 등불에도 비춰봐야 한다.

등대는 필요하지만 키는 넘기지 않는다

그렇다면 결국 다른 사람이 옳다는 뜻일까. 그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 역시 그 사람의 환경과 경험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어느 한쪽을 절대적인 등불로 생각하지 않는다. 경전도 하나의 등대가 될 수 있고, 스승의 말도 등대가 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경험도 등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등대가 방향을 보여준다고 해서 배의 키까지 넘겨주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에는 다시 자신이 판단해야 한다.

다만 처음과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이제 내가 말하는 ‘자신의 등불’은 나의 첫 판단을 믿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두면서 다른 빛들을 계속 받아들이는 것이다.

등불은 한 번 켜놓으면 영원히 맑은 것이 아니다. 그을음이 생길 수도 있고 바람에 흔들릴 수도 있다. 그래서 계속 닦아야 한다. 어쩌면 수행도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더 많은 답을 갖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답이 정말 나의 것인지 계속 묻는 일.

오늘의 질문

당신이 ‘원래 그런 것’이라고 믿고 있는 생각 하나를 골라 그 생각이 처음 어디에서 왔는지 거슬러 올라가 본 적이 있나요?

※ 이 글은 AI와 실제로 나눈 문답을 바탕으로 사유의 흐름을 재구성한 「지혜와 쉼 별전」입니다. AI는 답을 대신하기보다 질문을 던졌고, 글의 판단과 해석은 대화를 통해 스스로 정리한 생각입니다.


윤양현

윤양현의 브런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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